K리그 좋아하시나요?
최근 K리그의 모든일정이 마무리 되었습니다.
저는 축구를 꽤나 좋아했던 사람으로서 고등학생때까지만 해도 잠을 줄여가면서 밤~새벽에 하는 모든 축구경기를 챙겨봤던 기억이 있습니다.
물론 대학생이되고 사회생활을 하다보니 점점 축구는 점점 뒷전이 됬지만요 ㅎㅎ
울산현대와 전북현대의 연속 3시즌간 마지막 경기까지 치열했던 순위경쟁은 과연 내년에도 이어질까 싶고
제가 중고등학생때 응원했던 FC서울은 어쩌다 저렇게 됬나싶기도하고 나름대로 재밌는 한시즌이 아니였나 싶습니다.
어린나이에 이렇게 축구에 이렇게 빠지게된것은 2002년 월드컵의 4강신화의 여파였습니다.
그 당시에 전국에서 빨간티를입고 피버노바라는 축구공을 차면서 포르투갈전 박지성의 가슴트래핑을 따라하는등
정말 전국민이 미쳐있던 순간이 아니였을까 싶습니다.
저도 그 미쳐있던 사람중 한명으로 월드컵을 보고 부모님께 졸라서 축구를 한번 해보고싶다고 한기억이 있네요.
그렇게 저는 당시 소위 말하던 엘리트 축구에 처음 발을 담궈보았고 잠깐 해보자했던 축구는 정신차려보니 고등학생때까지 하고있었습니다.
명문학교까지는 아니였어도 대회 입상도 몇번해보고 저한테는 무엇과도 바꿀수없는 좋은 기억이 있네요.
K리그를 보다보면 항상 옛날생각이 납니다.
내가 축구를 계속했다면 저기에 있었을까, 내실력이였다면 K리그 문턱도 못 밟아봤을거같은데 등등
남들한테 말하기는 민망하지만 저도 남들이 다 해보는 상상을 저도 늘 하고있습니다.
또 요즘은 초중고 축구팀들이 많이 클럽으로 전환됬더라구요.
예전에는 99%이상의 팀들이 모두 학교단위였고 몇몇 팀들만 '~~~ 축구센터' 이런이름이였던걸로 기억하는데
요즘에는 많은팀들이 클럽으로 전환되었습니다. 이러면 해당 학교로 강제전학이 불필요해지니 좀 좋아진거려나요? ㅎㅎ
그리고 또! 프로 산하의 유소년 클럽이 완전히 정착한것 같습니다.
제가 운동하던 시절엔 프로산하의 유소년팀은 광양제철(전남),울산현대(울산),포항제철(포항) 이렇게 3개만 있었던것같은데
이젠 규정이 변경되어서 모든 프로팀은 유소년팀을 운영해야한다고 하더라구요.
저때는 서울한정으로 꽤나 잘한다하는 학교는
중학교에선 동북중, 보인중, 문래중, 중동중
고등학교에선 언남고, 동북고, 경희고, 보인고 등 이랬었는데
프로산하 유소년팀과 붙으면 어떤결과가 나오는지도 궁금하기도 합니다.
이런것들을 보면서 제가 축구를 그만둔지도 참 시간이 많이 흘렀구나~ 싶었습니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오히려 고등학생때 축구를 그만둔게 더 다행으로 생각되기도 합니다.
사실 K리그를 우리가 보면서 '아잇 저걸 못넣네!' 등 아쉬운 표현을 많이하긴 하지만
그 선수들은 모두 당시 나이대에선 전국에서 이름 날렸던 선수들입니다. 그런선수들이 즐비한곳에서 저는 아마 못살아남았을것같더라구요 ㅎㅎ
지금은 어느회사의 개발자로 일하고있지만 주변에서 축구경기나 이런것들을 볼때면 한번씩 예전 생각이 납니다.
이제와서 돌이켜보면 운동장에서 축구하는것 그 뿐이였는데 그 당시엔 그 축구에 정말 모든걸 쏟아부었었으니까요.
살다보니 그 경험이 제 인생의 밑거름이 된것같습니다.
축구를 그만둘 당시 제 동기중 한명이 저한테 '여기까지왔는데 아깝지 않느냐' 이렇게 말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때는 어린마음에 축구를 그만두는게 창피해서 그냥 대답을 안하고 웃어넘긴 기억이있습니다.
그런데 한 10년 정도가 흐른뒤에 생각해보니
그냥.. 그냥 열심히 하다보니 그렇게 된거였습니다. 별다른 이유는 없었습니다.
말그대로 그냥.. 앞만보고 정말 열심히 달렸고 그 결과가 나온것이였는데 왜 이게 창피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지금은 그때 왜 축구를 그만두었냐 물어보면 위처럼 말해줄것같습니다.
개발자 인생도 크게 다르지는 않을것같습니다.
열심히 한다고해서 좋은결과를 가져온다는 보장도없을거고
쉽게쉽게 한다고해서 나쁜결과를 가져오지도 않을겁니다.
다만 나중에 언젠가 개발자를 그만두었을때 누군가 왜 그만두었냐고 물어보면
10년전 처럼 창피해 하고싶지는 않습니다.
나는 내 최선을 다하였고 그 결과가 좋든 나쁘든 그걸 받아들일수있는 성숙한 사람이 되고싶습니다.
K리그를 보면서 문득 든 생각들을 써보았는데 생각보다 길어졌습니다.
역시 사람은 추억에 묻혀 살아가나봅니다. ㅎㅎ